폐렴이란것을 들어보긴했으나 무서운지 인지를 못하고 살았다. 우한폐렴이전에는 더 몰랐던것 같다.
폐렴이라 하면 숨소리도 다르고 목소리도 가고 기침이 심하고 기침할때 흉통이 있고 고열이 나고 하는 누가봐도 일반 감기는 아닌증상이 있어야 폐렴인가? 하고 의심을 해볼만 하다고 생각하고 살았다. 작년이었나 엄청 심한 기침이 오래 이어지고 어느날 기침하는데 피가 나와서 부랴부랴 병원으로 달려갔었는데 숨소리도 그렇고 증상이 폐렴 아닌거 같은데 피가 보였으니 엑스레이는 찍어보자고 해서 찍어봤었다. 폐렴이 아니었다.
아.. 역시 폐렴이란건 정말 증상이 다른가 보구나 했다. 그때 기침이 아주 심했었거든...
그러다 작년 연말부터 아버지가 중이염으로 열이 났었다. 그게 기간이 오래갔다. 약을 먹는데 몸이 계속 컨디션이 안좋았다고 하셨다.
중이염에 몸살이 겹친거라고만 생각했다.
중이염도 미열이 있어 해열제를 먹고 항생제를 드시고 했었다.
항생제를 2주가까이 드셔서 그랬을까 이번엔 위장이 문제가 생겼다. 음식이 맛도 없고..
열도 미열이 종종났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자 음식물을 삼키기도 힘들어 하셨다.
종종 기침은 하셨으나 아주 드물게 기침을 하셨을뿐 심한 기침이라거나 음성이 변한다거나 하는건 없었다.
내과로 옮겨서 위장약을 드시고 감기 몸살로 약을 타드셨다. 그런데도 또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다. 중이염에 이은 위장에 이상이 생겨서 계속 컨디션이 안좋다고만 생각하셨다.
그러던중 다시 약을 타러 가신날 어느정도 기간이 지났음에도 아직도 미열이 나고 컨디션이 안좋고 하는게 이상하다고는 했지만 청진기를 대어 숨소리를 듣고도 엑스레이를 찍어보자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아버지가 먼저 엑스레이를 찍어보자고 하셨다고 했다. 의사도 뭔가 이상하니 엑스레이도 찍고 피검사도 해보자고 했다.
피를 뽑고 엑스레이를 찍었다.
잠시후 간호사들이 놀랐다고 한다.
아버님 숨쉬기 괜찮으시냐고..
엑스레이상 폐 한쪽이 하얗게 변하고 한쪽 폐는 1/3 정도 하얗게 된 상태였다.
폐렴이었다.
의사가 엑스레이 사진을 보고 입원해야 할것 같다고 바로 소견서를 써주었다.
이후 나는 아버지 전화를 받고 깜짝 놀랬다.
곧바로 병원에서 발급받은 소견서와 엑스레이 영상이 담긴 cd를 챙기고 아버지를 모시고 종합병원으로 갔다.
접수대에 소견서를 보이고 접수를 하고 영상 cd는 기계를 이용해 복사했다.(신기했다 cd를 넣고 복사가 진행되며 끝나면 나옴)
금요일이라서 그런가 너무나도 사람이 많아서 몇시간을 기다렸다.
아버지는 크게 상태가 안좋은건 아니다고 하셨지만 병원에 앉아 있던 와중에 이마가 엄청 뜨거웠다. 고열이었다.
아버지는 열나는거 같지 않다고 하셨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기운이 빠진다는게 내가 느껴졌다. 여전히 기침은 심하지 않았다.
의사에 진료를 보러들어갔다.
손가락에 산소포화도를 측정하는 장치를 찝었다. 89 정도가 나왔다. 산소를 쓰셔야 할것 같다고 했다. ( 정상은 95~99라는듯)
그렇게 입원을 하셨다.
입원을 하면서 엑스레이를 다시찍고 코로나 검사도 하고 동맥에서 피를 채취해서 산소포화도를 다시 보고(동맥에서는 95가 나왔음) 입원 준비하면서 네뷸라이져를 처음 불었다. 기도확장하는거라고했다.
폐상태가 너무 안좋았기에 혹시나 코로나로 인한 폐렴일까봐 너무 겁이 났다. 다행히 코로나는 아니라고 했다.
나는 몰랐는데 폐렴은 최소 2주 입원이라고 했다. .. 헉..
처음에는 일반적으로 많이 쓰는 항생제를 쓰는데 이게 효과가 없으면 항생제를 바꾸고 하면서 치료를 한다고 한다.
코로나로 병원의 풍경도 많이 달라져있었다.
면회는 이제 힘들다고 봐야하고
상주 보호자 1인을 등록하여 있거나
보호자 없이 있을수 있는 간호병동이 있었다.
처음엔 간호병동을 선택했었다. 면회하려면 다른층으로 내려가고 해야 했다 외부인 출입금지 구역
도움이 필요하면 버튼을 누르면 간호사들이 달려와서 도와주는 그런곳이었다.
어찌보면 괜찮나 싶었지만 왠지 아버지를 내버려두고 온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던것 같다.
가족인데 아버지를 보기 어렵고 치료경과가 어떤지도 시원스럽게 알수가 없었다.
거기서 1주일 넘게 계셨다.
자꾸 열이 올랐고 해열제를 받고 항생제를 바꾸고 매일 피를 뽑고 매일 엑스레이를 찍었다.
그래도 병원에 입원해 있으니 당연히 시간만 가면 당연히 퇴원이라는 것을 하는줄 알았다.
그런데 고령의 폐렴은 그게 아니라고 했다.
치료도중에도 하루만에 갑자기 폐가 다 상할수도 있고 다른 합병증도 올수 있으며 항생제가 안들을수도 있다고 했다.
실제로 열도 일주일 내내 오르락 내리락 했고 엑스레이 사진상으로는 항생제가 효과가 있는것 같은데 열이 계속 나니 항생제를 바꾸고 했다. 산소를 계속 코에 꼽고 계신데도 조금만 움직이면 숨차하셨다.
갑자기 폐가 안좋아 질까봐 걱정이었다. 실제로 산소도 처음에 2를 썼는데 5까지 올리기도 했다. ㄷㄷ
그렇게 9일정도를 간호병동에 있었는데
아버지의 말씀으로는 거기는 있을곳이 아니라고 하셨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딱 가둬놓고 밥때 되면 밥주고 안먹어도 시간 끝나면 갖고 나가고 왜 안드셨나면서 관심가져주는 사람도 없고 이래 살아서 뭐하나 싶을정도로 우울감을 느끼셨다고 했다. 식사도 거의 안하셨다. 마음이 우울하니 밥도 맛없고 병원 밥도 원래 맛이 없으니 ..
9일이 지났는데 살은 5키로나 빠지셨다.
10일째 일반 병동으로 옮겼는데
나도 입원후 10일만에 아버지를 처음 다시 만났다.
그때 까지도 한번씩 열이나서 걱정이었던 상태였다.
10일째 스테로이드 약물을 처음 사용했고 이후 퇴원때 까지는 열이 나지 않았다.
일반 병동으로 옮기신 당일 아버지는 간만에 가족들을 만나 기분이 좋으신게 눈에 보였다.
상황이 그래서 간호병동을 선택을 했었지만 나도 이게 맞다고 생각했다. 차라리 돈을 써 간병인을 쓰는게 낫다고 생각했었으니까
그날 처음 식사다운 식사를 하셨다. 삼계탕을 내가 사가지고 갔었거든
즐거우니 그제야 밥이 먹히는거다. 마음이 짠했다. 내 아버지.. 언젠가는 다가올 이별을 알지만 그걸 애써 외면하며 살아왔는데 실감이 났던것 같다. 아직 아버지없이 혼자일 자신이 없는데 아니 자신이 있을수 없는일인데 시간이 지나면 혼자 남게 된다.
나는 내 아이들에게 내 아버지와 같은 아버지가 될수 있을까.. 자신이 없다
어째든
그날 식사를 하시는것을 보고 퇴원때 까지 식사를 챙겨드리려고 신경썼다. 잘드시니까 나도 기분이 좋았다.
10일만에 만난 아버지는 많이 작아져 있었다.
씻지도 못하지만 약물 때문인지 몸에 기름기가 다 빠져나갔고 팔다리 피부들이 말라있었다. 폐렴환자들은 씻는게 몸에 무리라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면된다.
그때부터 퇴원때 까지 식사도 잘하시고
열도 안났고
움직이면 산소포화도는 떨어졌지만 산소도 2를 계속 사용했고 퇴원 3일 정도 전에는 산소를 1로 사용했었다.
계속 허기가 지시는지 내가 살면서 아버지가 그렇게 뭘 많이 드시고 찾으시는걸 처음봤다. ㅋ
밥 드시고 조금 지나면 간식으로 빵같은걸 드셔야했다. 당이 그렇게 당긴다고 하셨다. 사탕을 엄청 드셨음
그것도 막 깨드셨음 ㅋㅋ
컵라면 많이 드셨다.
움직이지 않으면 그래도 상태는 안정적이었다. 몸을 움직이면 포화도가 떨어지고 숨차하시긴 했지만 그래도 점점 나아지는게 보였다.
매일 엑스레이를 찍었다. 사진을 보여주지 않아 모르지만 계속 좋아지고 있다고 했다.
그래도 거동이 불편하시니 언제 퇴원하실수 있을까 걱정이었는데
입원하고 딱 3주되는날 퇴원하라고 했다. 다만 산소를 가지고 퇴원하라고 했다. 역시나..
그래도 그렇게 무사히 퇴원을 하셨다.
항생제등 약을 3개월이나 더 먹어야 한다고 해서 놀랬고
폐렴이후 퇴원후 면역이 약해져서인지 대상포진이나 폐렴이재발한다거나 해서 다시 입원하는 사람도 있다고 해서 퇴원이 끝이 아님을 알았다.
퇴원하신날 처음 샤워를 하셨다. 얼마나 찝찝하셨을까.. 면도도 하셨다
움직이면 힘들어하셔서 샤워도 아직은 무리가 아닐까 했지만 앉아서 씻으시니 그래도 괜찮았다. 그러니 퇴원이 되었겠지.. 다행이었다.
약이 독해서 입안도 바짝 말라있었고 그때문에 음식의 간을 잘 모르셨는데 퇴원하면서 입도 다시 회복되고 있었고 미각도 조금씩 돌아오고 있다. 입원해 계실때는 일부러 간도 세게하고 했는데
무사히 퇴원해서 다행이긴 한데 끝이 아니니 3달동안 아무일없이무사히 잘 회복해야하고
3달후 가정용 산소를 비치한것을 철수 할수 있기를 기원해야 한다.
퇴원하시고는 그래도 하루하루 회복이 더 빠르게 되는듯 보이는데
좀 괜찮다고 많이 움직이시고 하실까봐 걱정이다
움직이는게 아직도 불안하므로 휴대용 산소공급기가 있어도 외출하실땐 반드시 동행하고 부축해야 하며
살도 많이 빠지고 3주간 누워만 계시다보니 다리에 힘이 없어 폐때문이 아니더라도 다리 근력이 다시 돌아올때까지는 혼자선 움직이면 위험하다고 본다.
잘모르고 있었는데 폐렴이란게 무서운것이란걸 이번에 처음 실감했다.
이번에 알게된것들
- 고령층에 폐렴은 고열이 안나는 경우도 많고 기침도 안심한경우도 많다 나이가 들어서 몸이 둔감하게 반응해서 그런듯? 음식을 못삼키는것이나 음성이 변하는것도 폐렴의 전조 증상이라하니 유심히 보고 좀 이상하면 엑스레이 찍어보는게 좋을것 같다. 빨리 발견해서 가지 않으면 고령의 폐렴은 회복하지 못할 수 있다.
- 폐렴은 항생제를 쏟아붇는게 치료고 이게 안들으수도 있다는것
- 종합병원은 소견서 같은거 없으면 일반인이 진료볼수 없다는거(이번에 첨 알았음 ㅋ) 응급실 아니면 곧바로 가는건 없다고한다.
- 간호병동이란게 있는데 나는 이거 불호 하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유용한 것일수도 있음
- 폐렴으로 입원했지만 이것저것 검사하다보니 모르던 부분까지 검사하고 이상하면 추가검사하고 함
- 염증이 심하면 스테로이드를 쓰는데 이거 진짜 효과가 좋은가 보더라
- 폐렴의입원기간은 최소 2주 ㄷㄷ
- 고령은 폐렴으로 정말 많이 죽음 그만큼 무서운거
- 폐기종은 담배피면 고령에서 많이 발견되고 (담배 때문이 맞는지는 좀 의문스럽다 ㅋ 노화는 아닌가) 이게 있는상태서 폐렴이오면 회복이 느려짐 탄력이 떨어져서 그런가봄
- 입원기간중 링거를 계속 맞아서 그런가 소변량을 체크해서 적어야함 들어가는데 안나오거나 많이 나오면 또 추가검사 하기 위함
- 폐렴이후 퇴원해서도 조심해야 하는거
- 고려의 폐렴이란게 병원에서는 염증을 치료하는것이지 이후 폐재활 같은건 퇴원하고 스스로 해야 하는것 같더라 염증이 치료되었다고 곧바로 이전처럼 회복되는게 아니었음
- 병원에 입원했다고 폐렴은 당연히 낫는게 아니었음 상태가 급속도로 나빠지는 경우도 많다고함 퇴원할때 까지 마음을 놓을수 없는거
정도??
가만히 보면 질병이라는것도 사고처럼 아주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병이 걸리는 것이 그런것이다.
그러니 하루하루 행복하게 살아야지 싸우는것도 화내는것도 다 부질없다 싶다.
나도 언제부턴가 내가 얼마까지 살수 있을까.. 오래 살지 못할것 같은 생각이 든다. 지병이 생기고 어느날 나도 모르는 병이 진단되고 이빨이 나도 모르게 깨져있고 하아.. 진짜.. 어느시점이후에는 나이를 먹는다는건 참 서글프고 슬프다 싶다.
아버지도 이번에 큰 고비를 넘기셔서 너무 다행스러웠지만 이별은 갑자기 다가올수 있다는것도 알고 있기에 요즘은 자주 가슴이 먹먹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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