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처음? 구매한 자의 배터리 강박
학창시절 집에있던 데스크톱을 쓰다 언제부턴가 집엔 노트북만 있었다.
그렇게 집에있는것을 쓰다 아버지가 새 노트북을 구매하시면 아버지가 쓰시던 노트북을 내가 받아 쓰는 방식으로 여태 살아왔다.
컴퓨터로 게임을 별로 안해서 그닥 성능에 대한 불만이나 답답함은 없었는데
최근 데스크톱을 하나 집에 놓고 그래픽 카드를 사고 게임을 해보면서 정말 pc도 엄청난 게임기로 활용할수 있다는것을 느꼈다.
물론 데스크톱으로 게임을 하려면 게임기보다 더 많은 돈을 써야했지만 게임기 없이 pc만 있어도 괜찮겠다 싶을만큼 게임하기 좋았던것 같다.
노트북을 집에서 사용하다보니 매번 전원선이 연결되어있었고 이미 내 손에 들어온 순간 배터리 효율이 안좋아서 들고다닐수도없었고 나도 그닥 컴퓨터를 들고다니며 쓸일이 없어 노트북이지만 거치한 채로만 사용해왔다.
늘 집에 컴퓨터가 있었고 늘 노트북이 있었지만 갖고다니면서 사용한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던 나의 신기한 과거 ..
최근에 사무실에 쓰는 컴퓨터를 노트북으로 구매하면서 저렴한 가격에 쾌적한 성능을 경험했고, 그러다 뜬금없이 업무용이란 핑계로 어디서든 업무를 볼수 있는 노트북을 하나 갖고 싶어 충동적으로 14인치 노트북을 하나 구매하게 되었다.
세일 많이 하는 기간에 (엄청 할인 많이 한다 싶었지만 세일 안해도 몇만원 차이 안나는걸 보면 노트북도 할인율만 높여 적어두고 파는것들이 일상인듯 해 보였음) 레노버 노트북 하나를 구매했는데 14인치라는 컴팩트한 크기에 pd충전지원, 쾌적한 성능, 10시간 이상 사용가능한 배터리에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제품의 초기 불량? 으로 눈에 보이는 스크래치가 하나 있어 교환 받을까 했지만 판매처와 협상 끝에 pd충전기를 하나 더 받고 그대로 쓰게됨)
드디어 전원 선 연결없이 노트북이란걸 사용해 볼수 있게 된 것으로 괜히 집에서 누워서 블로그질도 해보고 어디갈때 가방에 넣고 들고 다니고 카페에 앉아서 괜히 노트북을 켜고 웹서핑을 하고 그랬음
밖에서 급하게 업무를 처리하는데도 사용해보고는 크으.. 이맛에 노트북 쓰지 하기도 했다.
그. 러. 나. 초반 며칠만 좀 그렇게 활용하고는 집안 어느 한 구석에 놔두고 안쓰는날이 또 많아짐 ㅋㅋ
업무상 외근이 많은것도 아니고
집에는 성능좋은 데스크톱이 있으며
밖에서 웹서핑 할때는 노트북 보다 안드로이드 폰이나 테블릿으로 하는게 더 간편하다 보니 손이 잘 안가더란 이야기
구매하기 전 부터 이거 사놓고 잘 안써서 돈아깝게 되는거 아닐까 싶었던 요소들이 그대로 적용되기 시작했다.
분명 충전선 없이 들고다니며 컴퓨터를 사용할수 있는점은 상당히 만족스러웠으나 내 사용성에는 휴대하며 사용하는 컴퓨터가 활용되는 일은 잘 없었단 점.. 그렇다고 일부러 밖에나가서 일을 하고 할수는 없잖아..;
안드로이드로 할수 있는게 많아지면서 노트북의 입지도 줄어드는것 같았다.
휴대가능한 노트북 없이도 불편함 없이 여태 살았는데 그걸 노트북 샀다고 상상했던것과 같이 드라마틱하게 내 생활이 쾌적해지고 잘 활용하는 일은 없었다. 그 상상은 환상이었던 것이다.
분명 없는것 보단 나았으나 있어도 그닥 활용하지 않으니 뭔가 아깝단 생각이..
그리고 나는 약간의 강박증이 있는데
노트북에도 이 강박이 작용할줄은 몰랐다.
무슨소리인가 하면 배터리 부분을 상당히 집착하게 되었다는점
나는 배터리 사용하는 제품들의 배터리를 상당히 신경쓴다 성능이 안좋더라도 배터리 오래 가는것을 선호하는 편으로
이번 노트북도 배터리 타임이 꽤긴것을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노트북의 배터리 라는게 스펙과 실제 사용에는 꽤 큰 갭이 있고
하단에 표시된 배터리 표시를 통해 예상 사용시간을 확인할수 있는데
이게 내가 노트북을 쓰면서 자꾸 그 배터리예상 사용시간을 확인하며 수시로 변하는 예상시간을 신경쓰고 있다.
레노버 자체에 배터리 진단 프로그램상 배터리는 전혀 불량이 아닌데 잔량에 비해 예상 사용시간이 스펙보다 많이 떨어져서 불량인가 걱정도하고 그러다 예상 사용시간이 길게 보이면 뭔가 만족스럽고 ;;
자꾸 배터리 설계 용량과 완충용량을 보면서 설계용량보다 완충 용량이 조금 떨어진걸 속상해 하고 매일 완충 용량을 확인하고 그렇게 배터리에 집착하며 노트북을 그대로 즐기지 못하고있다. ;;
그런데 이게 노트북 뿐만이 아니고 다른 배터리 쓰는 제품들을 구매시 초기에 그런 강박들이 있었기 때문에 배터리 쓰는 제품들중 고가의 제품은 거의 없고 보급형제품만 사는 기형적인 형태로 현실타협하며 살고 있는데 이번 노트북도 보급형의 저가형이긴 하지만 내 기준 40만원이면 엄청 고가 제품이었던 지라 그 강박은 다른 제품보다 더 심하게 느껴졌다. 그런데 이게 그냥 퍼센트로 나오는 배터리들과 다르게 예상사용시간이 나오고, 설계용량과 완충용량이 쉽게 확인되니(LG휴대폰은 특정 번호를 눌러 어디로 진입해서 보거나 해야 했는데 요즘 다른 휴대폰들은 배터리 사이클 확인하는것 자체가 어려워져 자연스럽게 안보게된것도 크다) 더 심한게 아닌가 싶다. 특히나 설계용량과 완충 용량은 대놓고 이게 처음 용량은 60인데 니껀 58.01 이야 라고 보여주는데 이제 회복할수 없는 그부분에 대한 상실감이 너무 싫은것 같다.
배터리 노화는 당연한 거지만 수치로 눈에 보여지니까..;; 안보고싶다 ;;;(그러면서 또 배터리를 오래 사용할수 있는 완충시 80% 충전용량을 제한하는 기능은 불편하다며 사용하지 않는다 ! )
이번 노트북이 또 내 마지막 노트북이 되지 않을까 싶다.(아 물론 집에쓰던게 고장나면 다음엔 데스크톱이냐 노트북이냐 하면 노트북을 선택할것이지만 서브로 들고다닐 노트북을 구매하지 않겠단거다 나는 pc를 정말 가볍게 사용한다 지금 데스크톱도 게임 처음에 좀 하다 요즘은 거의 안함;; 해도 게임패스로 가끔 하니 고사양 컴퓨터가 필요가 없다 나는 참 경제적인 인간인듯? ;;;) 꼭 필요하진 않았으나 잘 활용할거라는 상상만으로 구매했다가 쓸데없는 집착에 고통만 커졌다
원래 강박증은 없었던것 같은데 강박은 언제부터 생긴걸까.. 분명 전역하고 내것이라는 어떤 물건들을 구매하기 시작하면서 집착하고 강박이 생긴것 같다. 강박이란건 참 힘들다 저장강박도 좀 있어 돈낭비도 많이하고 말이지..